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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패 류의진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1-07-15 09:42:55       조회수 : 534 파일 :

 

 

 

문패(門牌) 


 

류의진

성곡공 5자 찰방공 휘(諱) 능간(陵幹)의 3자 
휘(諱) 연(連)의 12대손 
본명은 은영(銀永), 성곡공 무주종중, 
한국문인협회조치원지부장. 
한국수필가협회원/858정우회원.
연기군예술단체 총연합회부회장. 
동강충효학교장

1999년 發行 驪湖誌 拔萃


사람은 모체 내에서 280일 전후라는 일정한 배태기(胚胎期)를 경과하면 인체로서 화생하게 되니 이 인체를 대표하는기호가 즉 성명이다.

창조신이 만물을 정명한 것과 같이 인체로서 화생하게 되면 성스러운 이름이라는 숙명적인 명칭을 부여하여야 하는것이다. 인체의 존재를 대표하는 이 성명은 정명과 동시에 한평생 호칭하게 되는 것이다. 수십 만 대중이 운집한 속에서도 자기 성명을 호칭하게 되면 의식적인 반응이 생기어 자기의 몸이 움직이게되는 것은 성명이 가지고 있는 위대한영적인 힘이며 여하히 분연무잡(紛然無維)히 나열된 기사 중에서도 자기의 성명만은 번쩍 착안하는 것도 본능적인 자연의 힘이다.

깊은 잠이 들어 꿈길에 잠겼을 적에도자기의 성명을 호칭하면 홀현 각성하게되는 것도 이 모든 진리가 위대한 자연인 묘체(妙)이며 성명이 암시하는 영감인 것이다. 이와 같이 성명과 자기는밀접 불가분의 관계가 있으며 인간이 영적 존재인한 그 성명도 역시 영적 실체인 것이다. 광대무변 유구불명한 성명의 암시와 유도(誘導)의 작용은 실증적인추리로서 부인할 수 없는 명체분리(名體分離)라는 뚜렷한 논거(論處)가 되고 있는 것이다.

비록 이 몸은 영면하여 백골이 진토된다 하더라도 성명 삼자만은 영원불멸 만세에 유전하는 것이 성명이다. 만고성인공자도 명체분리(名體分離) 인재명하고 호재피라 하셨다. 인생과 성명과의 밀접불가분의 중요성을 역설하였고, 주자도 유명천추(留名千秋)라고 하셨다. 좋은 이름을 남기라고 하셨다. 그러하므로 「덕명은 생명이다』라고 하며 인생의 운명을 성명이 좌우한다고 하는 것이다.

요컨대 자녀들의 건강과 장래의 행복을 희구하는 것은 부모대로서 당연한 욕구인 것이다. 장래의 행복을 위하여서는 첫 출발이 인생의 원동력이 되는 양명(良名)을 부여하여야 한다는 원리를 이해함으로써 명랑한 인생, 건강한 생활이 있을 것이며 행복한 가정이 건설되어 나아가서는 국가병영의 기초를 견고케하는 원동력이 되어 국리민복의 복지와 발전이 이루어질 것이니 좋은 성명은 건전한 결과를 맺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초·중·고생 충효교육을 15년째 하다보니 학교에서 보내온 학생들의 명단을 보면 김샛별, 한송이, 윤슬기, 한아름, 김미리, 전하나, 표심찬, 신나리, 최댕기, 이라라, 이초롱, 윤보라, 이민들레, 최충남, 박차돌 이와 같은 이름을 많이 볼 수가 있다.

이름은 쓰기 쉬운 자, 알기 쉬운자, 음향이 약하지 않은 자로 써야 좋다고 본다. 괴벽 한자, 획수가 많아 일반이 쓰지 않는 자를 피해서 이름을 지어야 한다고 본다. 성명 3자는 그 사람이 타고난 사주(년, 월, 일, 시)와 같이 그 이름도 그 사람에 한한 고유명사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대문 바깥 기둥에 그 사람의 성명 삼자를 부치는 것을 문패라고 한다. 그 문패는 그 사람을 대표하는 기호인 것이다. 그 사람의 생전은 물론 사후에도 영원불멸하게 되는 것까지 그 사람의 성명을 알리는 것이 문패인 것이다.

① 내가 하고 있는 동강충효학교가 수원지 안에 있는 도서관내에 있다. 수원지 앞 도로변 학교 입구에 내 친구인 김영태씨가 살고 있었다. 그분이 병석에 누운지 오래되어 문병을 간 일 있다.

대문을 열고 들어가 현관문을 열고 김형을 부르려고 한즉 현관 문이 잠기고, 대답하는 사람이 없어 회행한 일이 있다.

친구들한테 그 말을 한 즉 얼마전에 사망했다고 한다. 그분과는 친목단체가 두 군데나 있는데 왜 연락이 없었나 딴말이지만 김형과 같은 회원인 이창덕, 장영진, 오희정, 이회원들이 사망 했을 적에도 회장, 총무한테 연락을 받은 일이 없다. 자견(自遣)할 뿐이다. 그분이 사망한지 3년이 지났다. 김형의 육신은 지하로 이사갔고, 실존은 없는 집이지만 아직도 옛 주인이었던 성명 3자만은 살아 있는 것처럼 나를 바라보고 말없는 그 문패가 자꾸만 나의 눈을 따라오고 있다.

 


② 내가 살고 있던 남면 보통리 내집과는 직경 5m도 안되는 이웃집에 안병규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 그 사람의 옆집이 처삼촌집이고 연달아 처가 집이다. 그런데 안병규가 죽은 이튿날 아침에 안병규의 문패가 우리 집 마당에 내던져 있다. 물론 미망인의 소행은 아니겠지만 비록 무자고혼으로 땅에 묻혔겠지만 그렇게 할 수가 있나 연민의 정에 마음이 아팠다.

③ 조치원읍 죽림리에 방영봉이라는 보통학교 6학년간 동문수학한 동기생이 살고 있었다. 그분이 타계한 지 벌써 5년이 되는 것 같다. 그분의 집 앞을 지날적마다 방형의 문패가 그대로 걸려 있다.

비록 육체는 지하에 묻혀 백골이 진토되어 가고 있겠지만 성명 삼자만은 아직도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그 아들한테 참으로 고마운 사람일세 하고 인사를 했다. 아들이 하는 말이 아버님 생전에 벽돌 한 장 한 장 쌓아 가면서 심혈을 기울려 얼이 담기어 잘 지어주신 집이고, 아버님 손수 당신의 문패를 달아 주셨는데 어찌 제 손으로 아버님의 문패를 뗄수가 없어요 한다. 아버지를 그리는 효성이 담긴 말이었다. 참으로 고마운 사람일세 하고 칭찬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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